정부는 매년 해오던 것처럼 지난 7월 31일자로 2025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올해 세제개편안은 지난 6월 대통령선거로 인해 새 정부가 막 출범한 상황에서 발표하는 것이라서 여느 해보다 정부의 세제개편 방향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컸다고 할 수 있다.
정부가 밝힌 올해 세제개편의 방향을 보면 ‘진짜 성장을 위한 효과적인 세제지원’과 ‘경제성장과 조세제도 합리화를 통한 세입기반 확충’인데, 구체적인 추진전략으로는 경제강국 도약을 위해 미래전략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민생안정을 위해 서민과 다자녀가구 등에 대한 세제지원을 하고, 세입기반확충과 조세제도 합리화를 위해서는 응능부담원칙에 따른 세부담 정상화를 내세우고 있다.
새 정부 들어 처음 발표하는 세제개편안이기는 하지만 지난 6월 초 치러진 대통령선거 이후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발표되는 세제개편안이라 새 정부의 조세정책방향을 모두 담기에는 물리적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부가 내세운 세제개편의 기본방향과 구체적인 개편내용에서는 일부 바람직한 내용도 있지만, 그동안 세법개정과 관련하여 많이 논의되었던 내용 중에 이번 세제개편안에 포함되지 않았거나 정부가 내세운 개편방향에 비해 그 효과가 크지 않거나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만한 것들도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다 할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세제개편안 중 눈에 띄는 몇 가지를 간략히 살펴보면, AI 우수인력 등의 국내 복귀에 대한 소득세 감면기한의 연장이나 K-문화·콘텐츠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웹툰 콘텐츠 제작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신설 및 영상 콘텐츠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그리고 그동안 고용증대세액공제를 받은 후 고용인원이 일부라도 감소하게 되면 세액공제액을 추징하고 추가공제를 배제하고 있어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비판을 받아 오던 것을, 고용증가 인원 중 일부 고용이 감소하는 경우 고용 유지분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개정안 등은 가속화되고 있는 글로벌 기술이나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시의적절한 개정안이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소득과의 형평성 논란이 있는 고배당 상장기업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방안이나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장주식 양도세 과세대상 대주주 요건 강화방안, 글로벌 추세와 맞지 않는 법인세율 인상 방안 등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할 것이다.
특히, 민생안정을 위한 포용적 세제를 기치로 취약계층 지원 강화를 추진과제로 내세운 부분의 개정안을 보면, 일부 내용은 그동안 불합리한 것으로 비판받아 온 부분을 해소하는 것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세지원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아 보이는 문제점이 있다.
예를 들면, 그동안 근로자가 6세 이하 자녀의 보육과 관련해 사용자로부터 지급받는 보육수당에 대해 근로자 기준으로 월 20만원까지 비과세하고 있던 것을 자녀 1인당 20만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은 출산장려와 양육비 부담지원 효과가 다소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현행 자녀수와 무관하게 근로자의 총급여를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한도액을 정하고 있던 것을 자녀수에 따라 한도액을 상향조정하는 방안은 저출산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신선한 발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기본한도를 자녀당 50만원 상향하되 자녀 2인 이상인 경우 최대 100만원까지로만 한도를 상향하는 것으로 하는 것은 세액공제도 아닌 소득공제의 성격상 개정 명분에 비해 실질적인 세지원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근로자 가구의 교육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에서도 현행 부양 자녀의 소득금액 합계액이 연간 100만원(총급여 기준은 연간 500만원) 초과시 교육비 특별세액공제를 적용받지 못하던 것을 대학생 자녀의 아르바이트 소득으로 인해 교육비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부양 자녀의 소득요건을 폐지하는 방안은 많은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현실을 반영하는 합리적인 개정안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 예체능 학원비 세제지원과 관련해서는 현행 취학 전 아동의 학원비에 대해서만 교육비 특별세액공제를 적용하던 것을 만 9세 미만의 초등학교 1~2학년 자녀의 예체능 학원비까지 교육비 특별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개정안은 현행에 비해서는 다소 진전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학년 구분 없이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이 예체능 학원비를 지출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그 범위를 초등학교 전학년까지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리고 이번 세제개편안 중에 가장 논란이 큰 것이 상장주식에 대한 양도세 부과 대상 대주주 요건의 강화라고 할 수 있는데, 정부는 응능부담원칙에 따른 세부담 정상화를 명분으로 대주주 요건을 2013년 말 개정 전으로 환원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 개정안이 발표되자마자 이를 비판하는 격앙된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정치권과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두고 여러 가지 의견들이 나왔지만 개정안 발표 후 한 달이 다되어 가는 지금까지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개정안에서 조세형평성 제고를 이유로 대주주 요건 중 보유종목별 금액요건을 현행 50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대폭 강화할 예정인데, 대주주 기준을 강화해도 주가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정부의 설명과는 달리 개정안이 발표된 바로 다음 날에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면서 시장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상장주식 대주주 요건을 50억원 이상에서 10억원 이상으로 하향조정하게 되면 대략 상장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자가 1만3천여 명 정도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하는데, 이처럼 과세대상 숫자는 전체 주식 투자자 수에 비해 크지 않지만 이들이 연말에 대주주 요건을 회피하기 위해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하게 되면 주가하락을 부추기게 되고 이로 인해 소액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큰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 요건 강화방안과 관련해 비판여론이 고조되자 결국 여당은 원내대표까지 나서 대주주 요건의 완화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했고, 일부 여당 의원들도 대주주 요건을 강화하는 것이 새 정부의 증시 부양기조에도 맞지 않고 세수효과도 크지 않다고 하면서 개정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대주주 요건 강화방안과 관련해서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에 대해 여당과 정부는 당장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시장상황을 지켜보면서 세법 처리 마감 시한인 연말까지 공론화 작업을 거쳐 입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주주 요건 강화방안과 관련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정부는 ‘진짜 성장을 위한 효과적인 세제지원’과 ‘경제성장과 조세제도 합리화를 통한 세입기반 확충’이라는 구호 아래 야심차게 2025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지만, 일부 합리적인 개정안에도 불구하고 구호에 비해 세지원 효과가 크지 않거나 시장경제에 혼란을 야기할만한 내용들도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그동안 물가상승률과 경제규모의 확대 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을 받아온 상속공제나 증여재산 공제 등의 현실화나, 결혼기피현상이나 저출산 문제 등을 해결하고 지원하기 위한 대책들이 아예 빠지거나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한 것에 대한 실망감과 비판은 감수해야 할듯하다.
그 밖에도 오랫동안 변동이 없는 인적공제 등 각종 공제액의 조정문제나 영세 인적용역사업자들에 대한 과다 원천징수문제 해결을 위한 원천징수세율의 인하 요구 등 세수에 큰 영향이 없으면서도 국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에 대한 개정안이 빠진 것도 아쉬운데, 이런 부분도 앞으로 계속해서 개정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현)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현) 세무회계 조이 대표세무사
•현) 한경협(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법무서비스지원단 전문위원
•전)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우회 회장
•전)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국립세무대학 내국세학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호주 시드니대학교 로스쿨 졸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