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정부는 관례적으로 세제개편안을 마련해서 정기국회에 제출하기 전 7월 말이나 8월 초에 언론을 통해 발표를 해오고 있는데, 올해는 지난 6월 치러진 대통령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기 때문에 새 정부가 마련할 세제개편안에 대한 관심이 여느 해보다 큰 것 같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 6월말부터 일부 언론에서는 아직 발표되지도 않은 올해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대한 추측성 보도를 잇달아 내놓기 시작했고,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세제실은 몇 차례의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정부가 2025년 세제개편안을 준비 중에 있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 보도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비록 정부가 올해 세제개편안에 대해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고 하면서 언론보도에 선을 긋고 있기는 하지만, 해마다 해왔던 것처럼 올해도 정부는 세제개편안을 마련해서 정기국회에 제출할 것은 자명하고, 특히 올해는 지난 6월 대통령 선거를 통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섬으로써 세제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언론보도를 보면 올해 세제개편 방향을 어느 정도 짐작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세제개편과 관련해서 최근 언론보도에서 언급된 키워드들을 살펴보면, ‘배당소득 분리과세’, ‘AI 등 신산업 세제지원 강화’, ‘월급쟁이 감세안’, ‘다자녀 가구 카드공제 확대’ 등이 언급되고 있다.
앞으로 발표될 정부의 세제개편안을 지켜봐야겠지만, 새 정부가 유연한 실용정부를 표방해서 그런지 올해 세제개편안과 관련해서는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내용들이 많이 언급되고 있는듯한데, 올해는 이념이나 정파의 이익보다는 그동안 경제상황이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여 불합리하다고 지적되어온 각종 제도들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안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맥락에서 실무에서 많이 제기되고 있는 사업소득으로 보는 인적용역소득에 대한 과세체계의 불합리성이 조속히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현행 인적용역소득 과세체계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는 개인의 소득에 대해 소득세법에서 과세대상으로 일일이 열거하고 있는 소득에 대해서만 과세를 하는 소득원천설을 취하고 있고, 과세대상 소득의 유형으로는 크게 종합소득과 퇴직소득, 양도소득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리고 과세대상 종합소득에는 다시 이자소득과 배당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기타소득을 열거하면서 각 소득의 종류에 따라 과세대상 소득의 계산방법과 과세방식을 달리 정하고 있다.
그런데, 개인이 인적용역을 제공하고 지급받는 대가는 지급자와의 고용관계 여부나 용역제공의 계속성 여부에 따라 소득의 종류가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 기타소득 등으로 달라지는데, 그렇게 구분된 소득의 종류에 따라 소득계산방식과 신고방식뿐만 아니라 기장의무 등 각종 절차적인 부담도 엄청나게 차이가 나게 된다.
인적용역 제공으로 인한 대가에 대한 소득구분에 대해 좀 더 살펴보면, 비슷한 성격의 일을 하더라도 고용관계에 의해 특정 회사에 취업해서 일하게 되면 근로소득으로 분류되고, 고용관계 없이 독립된 자격으로 계속적·반복적으로 용역을 제공하게 되면 사업소득으로 분류되지만 그 용역제공이 일시적·우발적이면 기타소득으로 분류된다.
근로소득의 경우 그 소득을 지급하는 회사가 인건비를 지급할 때에 간이세액표에 따라 원천징수를 한 후 나중에 연말정산 절차를 통해 세금정산이 끝나게 된다. 그리고 기타소득에 해당하는 인적용역소득의 경우 그 소득을 지급하는 자가 소득을 지급할 때 원천징수를 하게 되는데,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는 인적용역소득의 경우 소득자 본인이 별도의 비용 입증을 하지 않아도 지급액에서 일률적으로 60%를 비용으로 의제해서 그 금액을 차감한 후의 소득금액에 대해 지방소득세를 포함하여 22%의 세율로 원천징수를 하고, 소득자는 다음 해 5월에 종합소득세신고를 할 때 수입금액에서 60%의 의제비용을 뺀 후의 소득금액만 합산해서 종합소득세신고를 하게 된다.
이에 비해, 인적용역소득이 사업소득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소득을 지급하는 자가 지방소득세를 포함하여 지급액의 3.3%에 해당하는 금액을 원천징수하게 된다.
문제는 기타소득으로 보는 인적용역소득과는 달리 사업소득에 해당하는 인적용역소득에 대해서는 직전연도 기준으로 연간 수입금액이 4800만원 이상인데 장부에 의해 소득금액을 계산하지 않고 추계방식으로 소득세를 신고하게 되면, 산출세액의 20%의 무기장 가산세를 부담하게 된다.
또한, 직전연도 기준으로 연간 수입금액이 7500만원 이상인 인적용역 사업소득자가 복식부기에 의해 소득세신고를 하지 않고 추계방식이나 간편장부에 의해 소득세를 신고할 경우 20%의 신고불성실 가산세를 부담하게 된다.
거기다가 인적용역 사업소득 수입금액이 직전연도 기준으로 1억5000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외부조정방식으로 소득세신고를 해야 하고, 당해 연도 기준으로 수입금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성실신고방식으로 소득세신고를 해야 하는데 이를 어길 경우 가산세가 부과된다.
이처럼 고용관계나 계속성 여부를 제외하면 실제로 제공되는 인적용역의 성격은 근로소득이나 기타소득과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사업소득으로 분류되는 경우 세금부담뿐만 아니라 각종 절차적인 의무가 과중하게 덧붙여지게 된다.
특히, 복식부기의무자에 해당하는 인적용역 사업소득자가 사업과 관련된 비용이 마땅치 않아 장부에 의하지 않고 추계방식으로 신고를 하는 경우 이미 낮은 경비율 적용으로 인한 과다한 소득금액 산정과 무기장에 의한 가산세 부담을 하였음에도, 과세당국에서는 이를 불성실신고로 보고 수입금액 누락여부를 들여다보겠다는 식으로 압박을 하기도 해서 납세자 입장에서는 궁여지책으로 부실한 기장을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실제로 인적용역 사업소득에 대한 세금과 관련하여 가끔씩 유명 연예인이나 학원 강사 등이 세무조사를 통해 거액의 세금을 추징당했다는 뉴스를 접하곤 하는데, 각 사안별로 그 내용을 따져봐야겠지만 꽤 많은 경우 부실한 증빙에도 불구하고 기장의무 때문에 억지장부를 한 결과일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인적용역 소득자들이 기타소득으로 소득세신고를 한 것에 대해 과세당국이 사업소득으로 보아 소득세를 추가로 부과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는데, 비슷한 성격의 소득에 대해 개념도 불명확한 계속성이나 반복성 등의 기준으로 사업소득과 기타소득으로 구분해서 부담의 차이가 지나치게 커지는 것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 하겠다.
그리고 최근에는 인적용역 사업자가 기업업무추진비(접대비) 한도액 계산시 중소기업이 아닌 일반기업에게 적용되는 기본한도를 적용해야 한다거나, 인적용역 사업소득자는 면세사업자 등록 유무와 관계없이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을 적용받을 수 없다는 등 과세당국은 일관되게 인적용역사업자는 세법상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하고 있다.
이처럼 인적용역소득이 사업소득에 해당하는 경우 기장의무나 소득금액 계산방식을 일반 사업자와 동일하게 적용하면서, 정작 기업업무추진비 한도를 계산할 때나 세액감면을 적용할 때는 소득의 규모에 관계없이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것은 지나치게 국고주의에 치우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인적용역소득의 특성을 감안하여 사업소득 방식으로 소득세를 계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납세자의 선택에 따라 근로소득세 계산방식이나 의제비용을 인정하는 기타소득 계산방식으로 소득세계산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하여 편법을 쓰지 않고 떳떳하게 성실납세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현) 한국세무사회 부회장
• 현) 세무회계 조이 대표세무사
• 현) 한경협(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 법무서비스지원단 전문위원
• 전)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교우회 회장
• 전) 한국세무사고시회 회장
• 국립세무대학 내국세학과 졸업
• 성균관대학교 법학과 졸업
• 호주 시드니대학교 로스쿨 졸업
